초등입학식에 대한 소고

안녕하세요. 


어제는 초등학교 입학식에 다녀왔습니다. 


아이가 태어나고 약 7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, 저번 달 기억은 하나도 안 나는데, 태어났을 때 기억은 생생합니다. 조막만한 애기가 막 울던 기억이요. ㅋㅋ 



지금은 없어졌는 줄 알았는데, 학교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더군요. 보통 줄줄 외우실 것 같은데요. 국기에 대한 경례 문구는 아래와 같습니다. 


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.


저는 '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' 라는 문구에 거부감이 좀 들었습니다. 군대 3년 다녀왔고, 세금 열심히 납부하고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, 살기는 여전히 힘들고... 세상 구석구석에는 불합리와 적폐들이 기름때마냥 끼어있고요. 웬지 국가에 충성을 다할 것을 강압적으로 말하는 것을 제가 아닌 제 아들에게 까지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. 


초등입학식 강당 전경 사진 - 꼬마들은 앞자리에 엄마와 앉아있고, 나머지 분들은 뒷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.


제가 군대에 처음 입대했을 때에 건물에 써있던 문구를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. 그 것은 바로 '체력은 전투력이다'였는데요. 놀면서 학교 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가니 나 자신의 건강 유지보다 내 체력은 거대한 군대에 보탬이 조금 되는 군사력일 뿐이로구나! 이런 생각이 들었었고, 군대에 왔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며 나 홀로 남겨진 느낌이 들었습니다. 


입학식 몇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참 따분했고,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은 학교 전경에, 똑같이 힘든 생활을 내 아들에게도 물려주었구나 하는 생각에 좀 우울했습니다. 


학교 생활은 잘 적응을 하려나 걱정이네요. 아직까지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지옥같은데 잘 견딜 수 있을런지... 교육제도가 바뀌긴 할런지... 에고... ^^;;


우리 꼬마가 클 때 쯤에는 좀 더 행복한 세상이 되어 있으려나요. 제발 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초등 1년생 꼬마의 아빠 생각이었습니다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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